오래전
할머니께서 입원해 계시던
병실 창 너머로 작은 동산이 있고
그 뒤로 아파트가 몇 채 들어서 있었어 나는
밤이 도래하기 이전
어스름한 저녁이 찾아오면 어찌나 애가 타던지
혼자 부산스러워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
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깜깜한 밤이 찾아와
저 멀리 아파트 창에 불빛이 하나둘씩 켜질 때면
오히려 마음이 놓이곤 했어
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할머니께서 창 너머로 바라보실
불빛이 있다는 생각
창 너머로 응시할 수 있는
반짝이는 무언가가 그처럼 벗이 되고 고마울 수 없었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