장갑
- 湛月
- Jun 28, 201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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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pdated: Jun 23, 2022
내 앞에 앉은
그녀가
한올 한올
아름답게 수 놓인
레이스 장갑을
차분하면서도
섬세한 동작으로
벗고 있었다
잠시 후
그녀는 벗은 장갑을
탁자 위에 가지런히
올려놓았다
시선을 돌려
창밖을 바라보던 그녀는
깊게 숨을 한 번
들이쉬는가 싶더니
가녀린 두 손을 펼쳐
작은 얼굴을 감싸 안고는
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
그녀의 흐느낌에 따라
날개뼈는 더욱더
뾰족하게 솟아오르고
한 줌의 바람만이
볼록한 능선을 넘고 있었다